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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애와 결혼

코로나 장기화 속 시누이 결혼식 참석 고민 썰

지난 5월 하순에 남편 여동생 시누이가 결혼식을 올렸어요.
와.. 모유 수유하는 아기가 있다 보니 코로나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 전부터 남편과 정말 많이 상의를 했었답니다.

■ 아기 결혼식 참석?

시어머니께서는 갓 4개월 된 아기를 데리고 왔으면 해 하시고, 우리 부부는 코로나 위험한데 어떻게 아기를 데리고 가냐며 반대를 하는 것부터 고민이 시작되었어요.

아기는 위험해서 데려갈 수 없다고 설득한 후에는 제가 문제였죠.
남편은 저는 모유수유도 해야 하고 백신도 안 맞았고 제가 코로나에 감염되면 아기도 벗어날 수 없으니 아기랑 같이 있으라고 했죠.
하지만 어떻게 그래요. 마스크 잘 쓰고 식사를 안 하더라도 아가씨 결혼식인데 참석해야죠...

결국 제가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 청주에서 친정 부모님께서 꼭두새벽에 출발해서 저희 집에 와서 아기를 봐주기로 했어요.

거의 완모 중이어서 아기를 두고 제가 참석하는 것도 참 고민되는 일이었어요. 젖이 불다 보니 가슴이 아파올 거고, 조심해도 젖이 샐 수 있고요.

■ 며느리는 결혼식에서 한복을 입어야 한다?

시어머니께서는 제가 한복을 입기 바라셨고 저도 그냥 옷을 고민할 바에는 마침 집 앞에 한복대여점이 있어서 빌려도 되겠다 생각했었죠.
원피스를 입으려면 출산하고 늘었던 체중이 너무 천천히 빠지고 있어서 전에 입던 옷도 하나도 안 맞아서 새로 사야 했거든요.
완모 아기를 두고 옷 사겠다고 외출하는 게 또 큰 마음먹고 해야 하는 일이라...

하지만 남편이 한복 빌릴 돈으로 옷 사는 게 낫다며 요즘 시대에 누가 한복을 입냐며 강력히 반대하는 바람에 오랜 고민 끝에 옷을 사기로 결정했답니다.

그러던 와중 시어머니께서 옷을 사주시겠다고 해주셔서 감사하게도 좋은 원피스를 선물 받았어요!

■ 완모 아기 엄마 결혼식 스케줄

결혼식 당일에는 오전 11시 예식이어서 이런 스케줄로 움직였어요

새벽 4시 기상
-> 30분 모유 유축
-> 샤워
-> 남편 기상 후 샤워
-> 5시 40분 집 근처 메이크업샵으로 외출(남편이 아기 돌보기)
-> 6시 메이크업
-> 7시 30분 집 도착, 친정 부모님 도착, 아기가 깨서 모유수유
-> 8시 남편 시댁 집으로 출발하여 고령의 시할머님 세수 & 옷 입히고 차로 출발
-> 8시 50분 젖몸살 예방차 한 번 더 모유수유
-> 9시 15분 남편 차에 합류
-> 10시부터 결혼예식 참여, 분위기상 할머님 모시고 뷔페 식사(가슴 아프기 시작)
-> 12시 20분 시댁 집에 할머님 모셔다 드림, (시간이 지날수록 가슴이 너무 아파서 혼자 집에 올 걸 후회함)
-> 1시 50분 집 도착
-> 모유수유

■ 친정 부모님의 아기 케어

집을 비운 동안 아기는 고맙게도 잘 자고 수유텀이 한 번이라 유축한 모유 먹고 잘 놀아주고 있었어요.
4개월 아기라서 약간 낯가림이 있긴 한데 친정집에서 오래 머물렀었던 덕분인지 몰라도 다행히 외할머니 품에서 안 울더라고요.

■ 젖몸살 없이 무사히 통과

저는 모유양이 풍족하지는 않은 편이라서 오히려 젖몸살 없이 잘 넘어간 것 같아요.
그래도 유축도 수유도 없이 몇 시간 버티는 건 젖몸살 위험이 있긴 한 것 같습니다.

아, 그래도 비싼 원피스인데 안쪽에 젖이 새서 뭍긴 했네요.ㅎㅎㅎ

■ 코로나 걱정 없이 마무리

아기를 위해서 임신 때부터 외식 한 번 안 하고 친구도 안 만나고 지금까지 버텨왔는데요.
결혼식 뷔페에서 코로나에 안 걸리고 무사히 넘어간 건 정말 하늘이 도우신 것 같아요.
저희 시댁 가족분들이 전에 친척 결혼식에 갔다가 코로나 집단 감염됐었거든요.

아기가 너무 어려서 고민이 많이 되었는데 저는 이렇게 감사하게도 무사히 잘 넘어갔어요.
4개월이니 열나면 해열제 먹일 수 있으니까... 하고 마음먹고 다녀왔네요. 100일 이전이었으면 더 고민했을 거예요.